[행복한 가정] 에서 발췌한 글
올 들어 중학교 3하년에 올라가는 딸이 하나 있습니다.
여름,겨울마다 방학이 시작됙가 무섭게 외갓집과 이모네에 가서 보름이 넘도록 머물다 오곤 하지요. 그렇게 집을 떠나 있을 때면 대개는 '무소식이 희소식이다' 하고서로 깜깜소식으로 지내기 일쑤인데, 하루는 전화를 해서 "엄마 안보고 싶냐"고 물었던 적이 있습니다. 딸애의 대답은 "별로 안 보고 싶은데"였습니다. 전화를 끊고는 '내가 그 정도 밖에 안되는 존재였나'하고 생각했습니다. 그럴 만합니다. 저는 그리 좋은 엄마가 못되기 때문입니다.
제게는 집에서 불리는 별명이 하나 있습니다. 바로 '뺑덕 어미'입니다. 이 별명은 수 년전에 지어졌습니다. 그날, 딸애는 저의 행동이 뭔가 못마땅했는지 이렇게 투덜거렸습니다.
"엄마는 외할머니의 반만 따라 하면 좋겠어."
저의 입장에서는 엄연히 '투덜'이었지만 딸의 입장에서는 요구나 충고여쓸지 모른다는 생각이 드는 건 사실입니다. 그때 남편이 딸편을 들어주었습니다.
"느이 엄마가 뺑덕 어미라 그래."
제가 뺑덕 어미로 불리게 된 건 남편의 이 한마디에서 시작되었습니다. 심술궂고 악독한 아주머니의 대명사인 뺑덕어미라니, 진심으로 불쾌하지는 않았지만 그렇다고 유쾌하지도 않았습니다. 좀 더 솔직히 표현하면 씁쓸했습니다.
이후로 두 부녀는 저를 '엄마'보다는 '뺑덕어미'라고 부르는 경우가 더 많았습니다. 저는 '그래, 난 뺑덕 어미다' 하고 수긍을 가장한 복수를 펼쳤습니다. 저의 휴대폰 전화번호부에 딸애의 이름 석 자를 지우고 '뺑덕이'라 저장해 놓았습니다. 딸래로 부터 전화가 오면 액정에 '뺑덕이'라고 뜨도록 말입니다.
여하튼 딸애가 느끼기에는 엄마와 외할머니의 행동이 적잖이 비교가 되었던 모양입니다.
사실입니다. 친정엄마는 모성애 과다로 당신의 인생은 접어둔 지 오래되신 분입니다.
반면 저는 모성애 결핍이 의심될 정도로 헌신적이지 못합니다. 그래서 딸애는 툭하면 엄마 자격 운운하며 절ㄹ 엄마로서 영 마음에 차지 않아 합니다.
저도 압니다. 친정엄마와 달라도 너무 다르다는 것을요. 친정엄마는 자식 입을 먼저 생각하는데 저는 그렇지 안습니다. 맛있는 음식이 있으면 5대5로 나누지는 않더라도 6대4는 되어야 합니다. 부모는 새끼들 먹는 것만 봐도 배가 부르다는데, 저는 제 입에도 들어가야 배가 부릅니다. 제 새끼는 고슴도치도 예쁘다고 하던데, 저는 딸애가 예쁜 행동을 랄때만 예쁩니다. 새끼는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것 같다는데, 만약 달애를 눈에 넣는다면 무척 아플 것 같습니다.
행복한 가정 하면 아빠와 아이들은 거실에서 즐겁게 놓고 있고, 엄마는 앞치마를 두른 채 주방에서 요리를 하는 모습이 그려집니다. 저는 엄마가 되고서야 이 평범해 보이는 모습의 또 다른 의미를 깨닫고 당혹스러웠던 적이 있습니다. 행복의 이면에 숨어 있는, 어느 한 사람의 희생을 발견했기 때문입니다. 바로 '엄마'의 희생이었습니다.
엄마의 희생은 행복한 가정의 필수 요소임을 인식하고는 어깨를 늘어뜨릴 수 밖에 없었습니다. 무거운 바윗돌이 저의 어깨를 짓누르는 듯했지요. '나도 아이랑 놀기만 하면 좋겠는데, 나도 집안일에서 벗어난다면 얼마나 좋을까'하며 엄마답지 않은 치기를 부렸습니다. 엄마답다는 것은 희생을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이는 것일 테니까요.
남편과 아이를 위해 기꺼이 앞치마를 두르고 365일 늘 변함없이 일하고 희생해야 하는것, 정말이지 엄마라는 옷은 권위는 없으면서도 무겁고 불편하고 거추장스러워 때로 아니 번번이 벗어버리고 싶은 철갑처럼 느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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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글을 읽으면서 왠지 가슴 한켠이 아려옵니다. 우리네 어머니들은 얼마나 많은 희생과 아픔을 홀로 견뎌오셨을까?
지금은 남녀평등의 시대라고 해서 많은 남편들이 집안일을 도와주고 있지만 이전에는 모든 집안일은 고스란히 엄마의 것이었기 때문에 엄마는 소위 말한는 원더우면이 되어야 했다.
그리고 이글을 읽으면서 나도 화자의 마음과 비슷한 마음때문에 힘들었던적이 떠오르기도 한다. 늘 희생을 해야만 평안해지는 집안을 보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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